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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마음과 내가 둘이 아니듯.... - 보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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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6-04 - 등록

내가 한마음선원을 알게 된지도 어느덧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내가 진정코 한마음 주인공 그 자리를 믿고 공부하게 된 것은 작년 겨울부터인 것 같습니다. 그 동안 난 내 자신과 내적으로 많은 방황과 갈등을 겪으며 마음의 빗장을 걸어 잠그고 세상과 살아왔습니다.
어머님의 권유로 이곳을 알게된 나! 하지만 마음 공부란 생각처럼 쉽게 되진 않았습니다.
몇 년이 지나도 내 마음은 별로 달라진게 없이 그 자리였습니다.
항상 이방인처럼 왔다가 가는 그런 나 자신이 차츰 싫었습니다.
이번 부처님 오신날 행사를 준비하면서 마음공부를 함에 있어 혼자보다는 옆에서 함께 끌어줄 도반의 중요함과 고마움에 대해 몸소 느끼고 가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청년회에서는 몇달 전부터 선원 대웅전 불사에 쓰여지고 남은 소나무를 가지고 다시 활용할 방법을 고민하였고 그 나무를 이용해서 목공예 제품을 직접 만들어 판매를 하여 불사금을 마련하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다들 목공은 처음 접하는 낯선 분야라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막막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법우가 그러더군요. 주인공에게 맡기고 관하면서 하다보면 물흘러가듯이 여여하게 돌아갈 것이라고.......
다행이 우리 청년법우중 한명이 예전에 목공예를 배운적이 있었서 그 법우에게 배우면서 하기로 하였습니다.
모두들 목공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접해서인지 조금은 들뜬 마음으로 바쁜 와중에도 꼬박꼬박 일요일마다 선원에 올라와서 조각칼을 갈고 나무를 자르고 다듬으며 대웅전에 쓰여진 나무에 생명을 불어 넣는 작업을 하는 모습들이 제 눈엔 너무나 아릅답게 느껴졌습니다.
목공 작품들은 하루아침에 '뚝딱'하고 완성되지는 않습니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며 나무에 정성어린 마음과 나무와 내가 둘이 아닌 한마음으로 작품을 완성해야 한다는걸 차츰 목공작업을 하면서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옛 선조들의 혼신의 마음으로 작품을 만드는 장인정신이 정말로 필요한것입니다.
어느 법우님은 "이 목공을 하는것은 마음을 수양하는것과 다를게 없다"고 말하더군요.
작업에 임할때 차분하게 내 마음을 몰입하지 않으면 조각칼에 손이 다치기도 하고 나무가 내 뜻대로 다듬어 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모든 사물이 주인공이고 나의 스승인 것을 나는 목공을 하면서 조금씩 마음으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부처님오신날을 불과 한달여 앞두고 다들 의욕과는 달리 별 진척없이 조금씩 지쳐갈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서로가 서로에게 마음을 내어주면서 서툰 솜씨지만 이 작품들이 각자 제 주인을 만나서 잘 회향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간절히 내면서 저희 청년회에서는 부처님오신날 아나바다장터에 우리의 자식과도 같은 작품들을 내 놓았습니다.
과연 몇 작품이나 나갈지 또 신도분들이 가격이 비싸다고 하면 어쩌지 하는 여러가지 고민들이 들었었지만 우리의 마음들이 모아져서인지 거의 다 부처님오신날 잘 회향되어져서 또 한번 우리들의 마음이 뿌뜻해짐을 느꼈습니다.
이번 부처님오신날 행사를 준비하면서 힘들고 때론 게으름을 피우고 싶은 마음도 올라왔지만
함께 옆에서 끌어주고 마음내어주는 법우들이 있어서 많은 힘이 되었고 법우들과 함께 목공이란 작업을 통해서 조금씩 조금씩 마음공부에 한 발짝 더 내딛게 되었음에 참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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