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바느질 - 꽃바느질 하는 보살들
본문
꽃 바느질
한 땀 한 땀 정성을 들여 하는 손바느질은
오차 없이 고른 바늘땀을 남기는 재봉바느질과는 다르게
사람 마음을 포근하고 편안하게 만들어줍니다.
백중을 맞이한 법당에서도 손바느질만큼이나 정성스러운
꽃 바느질을 하는 보살들이 있었습니다.
화사하고 여린 꽃송이들을 들고 작업을 하므로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사지만
본격적인 꽃꽂이에 앞서 준비 작업이 만만치 않습니다.
천을 재단하듯 불필요한 잎사귀들을 떼어 내고
장미에 달린 가시를 제거해 줍니다.
때로는 곧게 뻗은 줄기를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철사를 덧대어
곡선을 잡아 주기도 합니다.
이 때 가시나 날카롭고 딱딱한 줄기나 잎에 찔리기도 합니다.
꽃들이 제 빛깔을 드러내게 돕고
쓰이는 꽃 양만큼이나 쏟아져 나오는 쓰이지 못하는 부분들을
포대자루에 담고 바닥을 말끔히 치우는 일까지 앞 준비와 뒷정리가
꽃 바느질을 하는 이들의 몫입니다.
정작 꽃을 꽂는 이보다 이렇게 꽃 바느질을 하는 이들이 있어
백중 영단과 부처님전의 꽃 공양은 모두의 감탄을 자아내었습니다.
허리가 다소 아프고 긴 시간 꽃과 씨름하는 꽃 바느질이지만
꽃의 화사함이 말없는 응원이 되어 주고
부처님과 조상님께 꽃 공양을 올리는 심부름을 하는 게 보람되어
고단함은 어느 덧 사라져 버립니다.
꽃 바느질을 하는 보살님들의 모습이 꽃만큼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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