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것은 눈물이 된다 - 한마음유치원 음악회를 회향하며
본문
“아름다운 것은 눈물이 된다.”
이 말을 어디선가 들었던 걸까요?
아니면 한마음유치원 음악회 사진을 찍는 동안,
나도 모르게 눈가에 고이는 눈물을 느끼며
내 안에서 절로 만들어진 말일까요?
제일 먼저, 눈물이 핑 돈 순간은
태권도 시범을 보이는 6세반 원생을 찍고 있을 때였습니다.
절도 있는 동작을 선보이는 그 원생의 눈빛과 표정은 결연했습니다.
조금도 흔들림이 없는 그 확고한 동작과 눈빛, 표정에 그만 눈물이 핑~
‘왜 이러지?’ 하면서 잠시 당황하다가 ‘아~ 이런 게 감동이구나.’ 했습니다.
사진을 계속 찍고 있자니 그 아이의 한 쪽 코에서 흘러내린 콧물이
무대 조명을 받아 반짝 빛나는 게 보였습니다.^^
무대에 선 많은 아이들이 감기로 링거를 맞기도 하고
결석을 하다가도 무대에는 서겠다는 의지로 참여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스스로 최선을 다해 연습하고 그 결과물을 무대에 올리는 자리,
아이들의 모습은 동작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한 달 동안의 예술 교육 과정을 통해 애써 이루어낸 결실은
모든 대중들에게 감동을 주고도 남았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무대를 지켜보는 동안,
몇 번이나 코끝이 찡해오고 눈가가 촉촉이 젖어왔습니다.
무대 조명아래 반짝이는 화려한 의상,
발레 하는 아이들의 하늘까지 닿을 듯 위로 향해진 손 끝,
합창단 보살님들의 하늘거리는 연분홍빛 드레스의 끝자락,
태평무를 추는 보살님의 폭넓은 소매 자락의 휘날림,
그 모든 것들은 부드럽고 아름다웠습니다.
강퍅(성질이 까다롭고 고집이 센)한 성질도
타인을 향한 부질없는 미움도
내가 옳다는 단단한 어리석음도
모두 모두 한 겹은 벗겨지고 정화된 듯
그렇게 부드럽고 연하고 아름다운 것들로 가득한 무대였습니다.
예술은 그렇게 삶의 질곡, 아픔, 고통, 날카로움을 딛고
그 모든 것들로부터 받은 상처를 감싸고 치유하는 행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 5세, 6세, 7세 어린이들의 모든 공연들과
수도 없이 지우고 다시 그린 흔적으로 가득한 그림들이
예술로 승화 될 수 있었던 것은
그 작품이 탄생하기 까지
아이들은 마음만큼 잘 안되어서 힘든 마음도
자꾸 틀려서 짜증나는 마음도
잘하고 싶은데 못해서 슬픈 마음도
모두 모두 감당해 내었고
그 마음을 넘어서서 “다시 한 번만 더, 또 다시 한 번만 더”를 수 없이 반복하며
자신의 한계를 넘어 완성을 향해 한걸음 더 다가섰기 때문입니다.
무대에 함께 했던 전문 예술인들 역시 그런 시간들을 지나왔기에
우리 모두에게 감동을 선물했습니다.
이날 음악회는 한마음유치원 행사였지만
한마음선원의 많은 분들께서 함께 해 주셨습니다.
한마음선원 부산지원장 혜도 스님께서
아이들의 공연을 지켜보는 내내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고 박수를 보내셨습니다.
또 한마음선원 부산선법합창단 보살님은
아이들과 귀여운 율동을 맞추며 합창을 들려주셨습니다.
한마음선원 신도님이시면서 중요무형문화재 97호 살풀이 춤 이수자이신
정해림 보살님은 태평무를 멋지게 보여주셨습니다.
한마음선원 합창단 반주자이면서 이태리, 중국, 일본, 호주 등에서
70회 연주회를 가진 피아니스트인 윤재웅선생님의 연주도 멋졌습니다.
또 한마음선원 부산지원 다도회에서 찻 자리를 마련해 주셨는데요,
차 한 잔을 마시는 일이
얼마나 품격 있고 멋진 일인지를 느끼게 해 주는 찻 자리였습니다.
음향, 무대 조명 등은 선원의 직원이 맡아 주셨고
피아노를 옮기고 마이크를 설치하는 등의 무대 진행은
청년회 법우들이 수고해 주었습니다.
이 모든 분들의 수고와 정성이 모여
이날 아름다운 것들은 눈물이 되었습니다.
함께 하셨던 모든 분들의 마음에도
따스하고 부드러운 물길 하나가 흐르게 되었을 거라 믿습니다.
그 따스한 물길을 퍼 올려
일상에서 넉넉하고 향기 나는 마음을 나눌 수 있게 된다면
이날 음악회의 아름다움은 우리의 삶속으로 흘러들 것입니다.
함께 하셨던 모든 분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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