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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원의 오늘

비 내리는 도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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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당에 앉아 있다가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딱, 그 순간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비가 내리는 소리나 몸을 감싸는 보드라운 습기는 맑은 날과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비가 내리는 날,

기와를 타고 흘러내리는 낙숫물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무념무상이 되어 오소소 소름이 돋은 채로

한참 발걸음을 옮기지 못합니다.

 

비가 오는 토요일,

부산지원 4층 마당에는 다가올 촛불재에 쓰일 비계가 비를 맞고 있습니다.

비로 인해 예정되었던 운력이 연기되어 더욱 고요해진 도량에는

어린이법회, 학생회 법회에 참석한 법우들의 소리가 더욱 잘 들려옵니다.

어린 법우들은 집으로 돌아가고,

학생회 법회가 시작되자 도량은 다시 고요해집니다.

 

고요해진 도량에 앉아 있으니 문득 근래 자주 들은 말이 떠오릅니다.

큰스님을 못 만났으면 어떻게 살았을지 상상하기도 싫다.”

큰스님 가르침을 만나서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한지...”

며칠 새 이 말을 몇 사람에게서 들으면서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부산지원 도량에서

공부하고 있음이 새삼 얼마나 감사해 졌는지 모릅니다.

 

한마음선원에서 공부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라도

이 말을 자주 들을 것이고 그때마다 고개를 크게 크게 끄덕였을 것입니다.

큰스님 가르침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사는 일이 얼마나 고단했을 것이며,

마음 둘 곳 없이 떠돌며 얼마나 불안하고 불행했을까를 생각하면

지금 이 법을 만나 지내는 이 시간에 절로 안도의 숨을 길게 내쉬게 됩니다.

 

2024년 한해,

또 얼마나 이 말을 자주 듣게 될까요?

또 얼마나 자주 하게 될까요?

이 법을 만난 소중함과 감사함을 아는 이들과 더불어

일체를 주인공에 맡겨 놓으며 걸어갈 청룡의 해.

부산지원의 하루가 흘러갑니다.

 

새삼, 큰스님과 도량에 감사하는 마음이 되어

도량을 적시는 비를 바라보는 토요일 밤입니다.

 


세상천지 만물 중에 뉘 덕으로 삽니까

내 서까래의 공덕으로 삽니다

내 서까래의 공덕으로                                    ----- 대행선사 게송 선시 모음집 

                                                                     [일체제불의 마음은 내 한마음] 50쪽 

                                                                     서까래의 공덕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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