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성암의 나비들이 춤을 출 때 - 6월 14일 견성암 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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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 견성암에 다녀왔습니다.
6월 14일 일요일에 다녀왔으니 벌써 열흘이 지나갔습니다.
십수년 만에 가는 저같은 사람은 가기 전, 마음이 많이 설레었습니다.
단지 큰스님께서 그곳에 머무셨다는 이유 하나로도 그 곳이 의미 있어지고
그 곳에 가는 게 기다려지는 것, 그게 큰스님의 뒤를 따르는 이들의 공통점이 아닐까 싶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저의 착각일 수도 있겠지요?
어떤 이는 그날 산 길을 오르며 문득 문득 자문했을지도 모릅니다.
'내가 왜 길을 걸어오르고 있지?'하고요.
그런 자문들이 어쩌면 치악산을 오르는 진짜 이유가 아닐런지요?
당연한 듯 가는 길이 아니라
자주 자주 멈추어서서 내가 왜 이 길을 가야만 하는지,
큰스님께서 가신 길을 똑 바로 잘 더듬어 따라가고 있는지,
그렇게 물어야 하지 않을까요?
치악산 견성암에 오르는 시간은 그래서 힘들지만 괜찮았습니다.
다리가 아팠지만 웃음이 얼굴에 가득했습니다.
노보살님도 어린 초등학생들도 힘든 내색 없이 그 길을 올랐습니다.
그곳에 큰스님의 육이 아니 계심에도 부산지원을 떠나온 160여 명의 대중들은
그곳에 큰스님이 계시다는 걸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이 또한 저의 착각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이는 '스님~ 어디에 계십니까?'하고 자문하였겠지요.
그러면서 다짐했을 겁니다.
정녕코 큰스님과 하나됨을 느끼겠노라고.
탑 앞에서 큰스님을 향한 편지를 올리며 많이 울었습니다.
그 뜨거운 눈물은 그리움일 수도 있고
큰스님 가르침을 미처 내 것으로 하지 못한 서러움 일수도 있고
큰스님을 향한 지극한 귀의심일 수도 있습니다.
눈물의 의미가 뭐라고 해도, 그 날 흘린 눈물을 잊지 않길 바랍니다.
그날 나비가 나풀거리며 우리들 주변을 날아다녔습니다.
그 나비가 자취 없이 탑 위에 새겨진 불보살 위에서 우리의 머리 위로 옮겨 앉았습니다.
마음과 마음은 그렇게 자취없이, 무게없이 전해지는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열흘이 지난 오늘, 다시 자문합니다.
우리는 왜 치악산 견성암을 오르는 것일까요?
우리는 왜 이 길을 걷고 있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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