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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안거 회향, 그리고 백중 하루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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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안거 회향식을 앞두어서 일까요?

오늘 법당은 어쩐지 평소와 달라 보입니다.

내일이 백중이기 때문인가?하고 생각도 해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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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단엔 꽃으로 장엄된 보리수 한그루가 서 있습니다.

저 보리수 아래, 우리들 누구라도 무겁게 앉아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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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향식에 앞선 저녁 예불.

댕~ 종성이 울립니다.

마음이 종소리의 여운을 따라 안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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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사이

모든 공간마다 종소리가 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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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심귀명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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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드려 이마가 바닥에 닿으니 더할 수 없이 편안해지면서 

마음까지 하염없이 내려집니다.

하심의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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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대중이 일심으로 귀명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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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예불에 이어진 하안거 회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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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영수 보살님의 회향문을 듣습니다.

"안거를 난생처음 해 보았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나오는 생각들을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부모님, 남편, 자식, 친구, 이웃들...

참 부끄럽게도 잘못하였던 게 하나씩 하나씩 이어져 생각나기 시작했어요.

지금 이 순간에도 잘못을 하고 있구나 생각드니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이제 모든 것들을 주인공~이란 한마디로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이제 깨달음이 있다면 안거는 그냥 내 일상생활이라 하고 받아들여서

더 깊이 정진하는 기회로 삼을 것입니다.

이끌어 주신 큰스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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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신도회장님의 회향문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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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모아서 안거 시간에 앉았다. 몰입해서 주인공 자리에 관할 때

평소에 관하지 못한 여러가지 재료들을 모두 꺼내어서 내 내면의 깊은 곳에 집어 넣었다.

남편, 아이들, 조상님, 선원 소임, 나의 근본 해결 등을 하나 하나

그 자리에 맡기면서 밝아지고 지혜문리 터져 벗어나게 하라고 관한다.

모든 것을 굴리고 들어간다.

하나 하나 어느 순간 해결되기도 하고 달라져서 좋아지기도 했다.

주인공에게 감사함을 내면에 놓았다.

해결되지 않는 것을 안 되는 것도 법이겠지 하면서 당신 주인공이 한마음 되게 하라고 또 놓았다.

항상 든든하고 감사하고 겁날 것이 없다.

큰스님, 모든 스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안거가 계속되듯이 오직 끝없이 내 내면을 향해 관하고 가겠다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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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보살님의 회향문을 들으니

하안거 동안 대중들의 공부가 어떠했는지가 마음에 와 닿습니다.

오로지 내면을 향해 놓고 또 놓아간 시간들이 그 자리에 이어지는 듯 합니다.  

 

이 분은 이번 하안거에 한번도 결석없이 참석한 배향숙 보살님.

보살님께서는 "그냥 아무것도 모르지만 열심히 왔어요. 스님들, 도반님들과 함께 공부하는 게 좋았어요.

그런데 하안거에서 공부를 하다보니 안되는 일도 되고 정말 감사했습니다.

모든 걸 주인공에다 맡겨 놓으니 이번에도 정말 어려운 일이 하나 있었는데 풀려버렸습니다.

열심히 한다면 안 될 일이 없다는 걸 다시 느꼈습니다. 함께 열심히 합시다."

정말 멋진 보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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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도 스님께 법을 청하는 삼배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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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거는 우리 마음안에 거대한 자석 하나를 만들어 가는 것과 같습니다.

우주 일체 만물, 어떠한 일이라도

어떤 쇠붙이라도 내 마음의 자석에 끌어 넣어 순금으로 재생시켜 내는 그런 자석을 갖게 되면

아까 보살님들께서 말씀 하셨듯 안되는 일이 없습니다.

 

이번 하안거 정진이 회향되어도 언제까지라도 우리 안의 거대한 자석에

일체를 하나로 뭉쳐 되돌려 내는 작업은 계속해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하안거 동안에도 선원 대소사에 일심으로 함께 해주신

모든 대중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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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당 바깥엔 백등이 달려 있습니다.

조상님들의 마음 또한 안거로 밝아진 대중들과 하나되어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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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나는 대로, 형편 닿는 대로 안거에 동참해왔던 그 마음 그대로

오늘의 회향이 저마다 뜻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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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이 함께 입재하고 회향하는 분들도 계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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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을 중심으로 법당에 앉아 있는 대중들 틈으로 법당의 나무 마루가 정갈합니다.

그 빈 자리가 그냥 빈자리가 아닌 듯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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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거 회향 마치고

부처님과 눈 한번 맞추고서 삼배 올립니다.

감사하고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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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삼배를 마치고 안거 회향 선물을 스님들께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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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의 하안거 법어와,

'나를 비울 때 우주에 가득찬 생명력과 하나가 된다'는 큰스님 법어가 새겨진 에코병,

떡, 복숭아 하나까지 선물이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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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당을 나서기 전,

내일 영가님들이 응접할 꽃들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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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님과 무명 영가님들이

모두 밝은 한자리 되시길 마음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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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당을 나와 올려다 본 하늘은

이제 가을이다 말을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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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의 계절이 왔다고
옆의 누군가가 말했습니다.
하늘, 구름, 노을.
이 모든 것이 거대한 내 마음의 자석에 철썩 붙습니다.
모두가 내가 되는 계절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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