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렇게 우리가 있기에
본문
오늘 도량 모든 곳이 분주하다.
부처님 오신 날을 하루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공양간은 내일 공양 준비로 나물을 다듬고 육수를 내고 김치를 씻고 있다.
대웅보전 앞과 마당에서는 등표 달기도 한창이다.
아래 마당엔 천막을 치느라 거사님, 청년회가 다함께 손을 모으고 있다.
이렇게 내일 준비를 위해 분주한 가운데서도
당장 오늘 대중 공양으로 국수를 준비하는 보살님도 계시고,
내일 행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나무 옮겨심기 중인 거사님도 계시다.
유치원 불사도 쉼 없이 이어가고 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백일기도를 올렸다는 신도님에게
‘백일기도 하는 동안만 지구가 돌아가냐’고 하셨던 큰스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지구는 언제나 돈다.
꽃은 언제나 피고 진다.
그리고 우리의 마음도 언제나 들고 난다.
그래서 내일 부처님오신날이 더 의미 있는 날이 되는 것이다.
내일은 부처님 오신 날이다.
그러나 오늘 이렇게
부처님께서 오신 뜻대로
큰스님께서 가르친 바대로
그렇게 걸어가는 우리들이 있기에
오늘도 내일도 영원한 부처님오신날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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