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놓고 맡기는 하안거... - 월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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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놓고 맡기는 하안거...
2004-07-27 - 등록
물거품 같고 그림자 같고 이슬 같고 번개 같다는 사구게를 생각해 봅니다.동안거를 회향 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하안거가 중반으로 접어들었습니다. 흐트러진 내 영혼을 내려치는 듯 스님의 죽비소리에 조용히 눈을 감고 환상처럼 지나쳐 버린 내
과거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우연한 기회에 부산 KBS 대법회에서 큰스님의 법문을 접한 후 이 공부를 먼저한 남편의 권유로 이 법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전국을 돌며 눈으로 입으로 부처를 찾아다녔습니다. 그나마 전생에 지은 복 때문일까, 이 법을 만나 바로 내가 부처고 내
안에 만법을 들이고 내는 주인공이 있음도 알았습니다. 제가 이 세상에서 와서 이 법을 만난 것이 가장 큰 행운을 얻은 것이라 생각하며 감사, 또
감사할 뿐입니다.
처음 제가 안양본원에 우리 처사님을 따라간 날이 마침 수계법회날 이였습니다.
이야기로만 듣던 대행 큰스님을 처음
뵙는 순간 왠지 가슴 깊은 곳에서 나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 내렸습니다. 전 자신도 모르게 큰스님 앞으로 뛰어나가 큰 절 3배를
올렸습니다. 그때 조용히 나를 쳐다보아 주시던 큰스님의 자비로운 눈길을 저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 후 저는 부산지원에 열심히
다니면서 기쁨과 신비한 체험도 맛보았습니다. 제가 부산지원에 다닌 10년의 세월동안 '나는 얼마나 변하고 달라졌는가.' 하는 제 자신을
돌아보았습니다. 그러나 제 자신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초발심의 그 뜨겁던 심신은 다 식어버렸을까...?
관하고,
믿고, 놓고, 맡기고, 지켜보라던 큰스님의 말씀을 이론적으로는 잘 알고 있으면서도 관해야 할 땐 밖으로 끄달리고 놓아야 할 땐 들고 있고,
그리곤 속아 후회의 눈물을 흘린 적이 얼마나 많았는지......
남은 하안거동안 스님의 죽비로 매맞는 마음으로 저의 정신을 일깨워 지혜문리
터지도록 열심히 관하고 공부하리라 결심해봅니다. 그리고 부산지원의 대불사가 원만히 성취되도록 간절히 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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