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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을 절감하는 갑신년을 보내고... - 주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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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24 - 등록

작년 갑신년은 나에게 가까운 많은 이들을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었던 한해였었다.
하지만 아픔을 겪으면서 성숙해지는 한해이기도 하여서 감사하기도 한 한해였었다.
집안에서 사촌간에 재산문제로 이해관계가 엇갈려 그동안 왕래가 없을 정도로 관계가 극도로 악화된채 지내왔었다. 혹시라도 얼굴을 대할라치면 서로 싸우기가 일쑤였다. 그런 사촌간의 관계를 화합시키기 위해서 그동안 한마음 주인공에 관하며 부단하게 노력하였었다.
작년에 사촌형님이 상피세포암 진단을 받고 5개월을 채 살지 못하고 한 많은 생을 마감하였다. 서울에 있는 병원에 병문안을 가서 큰스님 법문집과 법문테이프와 선법가테이프르 드리며 주인공과 마음공부에 관해 지극하고 간절하게 일러드렸었다. 형님이 돌아가시면서 그 동안 사촌간에 있었던 여러가지 갈등과 문제들이 거의 다 해결되는 듯하여 형님께 감사한 마음과 함께 편안한 곳으로 가시길 마음내어 드렸다.
그리고 이어서 이모부, 고향친구, 대학동창, 어머니를 떠나보내는 참으로 인생무상을 절감하는 한해를 보냈었다. 특히 어머니의 죽음이 나에겐 참으로 만감이 교차하는 감회로 다가왔다.
어머니께선 치매로 11년을 고생하시다가 편안하게 피안의 세계로 가셨으니 가장 큰 짐을 내려놓는 한해였었다.
치매 초기에는 하루에도 수십번 옷 보따리를 챙겨서 대문밖으로 나가셔서 온 동네를 찾아다니는게 하루 다반사였다. 가족들은 어머니 목에 이름표를 달아드리기도 하고 방울도 달아 드리는등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어머니를 위해서 여러가지 방법을 강구했었다. 치매노인을 보살피는 일은 정말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의 나날들이었다.
그럴때마다 어머니 앞에서 선법가를 부르며 울기도 많이 울었다. 당신 앞에서 바보스런 몸짓으로 웃을 수 있게 해드렸고 큰스님법문을 들려 드리며 항상 아침저녁으로 선법가를 불러 드리면 빙그레 웃으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부디 마음의 응어리 다 내려놓으시고 편안한 상락이정의 세게에서 무한한 자유를 누리시길 지극간절 바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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