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들이 환하게 웃었다 - 제 2회 늘푸른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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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추워지면 생각나는 것들이 있습니다.
난로, 따끈한 차 한 잔과 같은 따뜻한 것들에 대한 그리움 일수도 있고
나보다 더 추운 곳에 있거나 더 고생스러운 곳에 있을 소중한 이들 일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추위는 우리 마음의 어느 부분을 건드려 평소엔 지나치던 것들로 데려다 줍니다.
지난 일요일, 부산지원에 초청된 군인들의 겨울 역시
추워지는 계절에 우리가 한번쯤은 떠올려봐야 할 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올해로 두번 째를 맞이한 늘푸른콘서트가 열린 12월 13일.
군인들을 위해 만들고 상영된 동영상에서 보니
군인들의 복무기간이 1년 9개월이고 시간은 1만 5천 3백 3십 6시간이라고 하더군요.
근복무 기간이 시간으로 환산하니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누군가의 귀한 아들이 혹은 딸이 나라를 위해, 우리의 평온한 일상을 위해
이 긴 시간을 보냅니다.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잊고 살다가
날이 추워지고, 부산지원 대강당에서 푸른 군복을 입은 이들을 만나니
새삼 그 고마움이 마음에 가득해 집니다.
그 고마움 잊지 않고 매월 둘째 주마다 군법당을 찾아 법회를 열고
그들의 간식을 챙겨 주신 부산지원 군법당 포교팀 혜영 스님과 보살님들께도
새삼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주축이 되어 이번 콘서트를 마련해 준 부산지원 청년법우들도 멋져 보였고요.
그날은 어린이법우들부터 청년, 보살님들까지 모두 하나되어
군 장병들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한 작전을 펼쳤습니다.
어린이들은 법회 때 미리 군인들을 위한 편지를 써서 전달했고
공연에서는 선법가와 동요를 불러 군인 아저씨들의 귀여운 조카 노릇 톡톡히 했습니다.
‘여자’에만 반응한다는 속설을 깨고 ‘어린이 법우’들에게도 격하게 반응하는 군인들을 바라 보니
절로 웃음이 났습니다.
절에서는 좀체 만나기 어려운 늘씬한 댄스 그룹의 춤은
군인들의 사기를 하늘까지 높여 놓았습니다.
군인들은 청년회 회장인 임나영 법우의 칼춤이 뿜어내는 힘과 자태에 매료되기도 했고
독일 유학파 김강은 법우와 수색대 출신의 김영민법우가 함께 부른
감미로운 노래에 딱딱해진 심장이 말랑말랑해졌을 듯요.
그뿐인가요? 청년들의 선법가 ‘대장부’는 가사 하나 하나가 군인들에게 힘이 되어 주었고,
춤과 함께 부른 붉은 노을은 청년들의 풋풋함으로 군인들과 하나되는 무대였습니다.
붉은 노을에 나오는 ‘난 너를 사랑해’라는 가사 부분은 군인들을 향한 우리들 마음이었습니다.
큰스님 법어를 추첨해 선물 공세도 펼쳤습니다.
군인들도 우리들도 많이 웃었습니다.
공연전 문화 체험 이벤트로 단주도 만들고
‘웃어야 웃을 일이 생기는 법이다’라는 큰스님 법어를 색칠해 액자에 넣었습니다.
그 법어는 군생활을 하는 좌우명으로 간직하게 되겠지요?
아직도 끝이 아닙니다. 가장 하이라이트가 남았으니까요. ^^
군인들을 가장 행복하게 만들었던 건 바로 공양~~~
공양은 군포교 담당 보살님들의 정성과 신도님들의 후원으로 마련되었습니다.
군인들은 그 사랑과 정성을 먹고 또 먹으며 행복에너지 가득 채워 돌아갔습니다.
내년에 다시 만날 때까지 우리들을 위해 애쓰는 그들의 시간을 잊지 않아야겠습니다.
그리고 남과 북이 하나 되어 평화가 한반도에 깃들기를 마음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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