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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재를 지내며 - 진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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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6-29 - 등록

매월 음력 초하루가 되면 부산지원 불사 원만 성취를 위해 한마음 화합재가 열립니다.
불사를 진행함에 있어서 유정 무정 모든 존재들의 마음이 하나로 모여지 않으면 너무나 많은 어려움이 생길 수 있기에 한마음 한뜻이 되게 하는 화합재에 많은 분들이 마음을 모으고 있습니다.
음력 5월 초하루(6월 18일)도 화합재를 하려고 강당에 앉아 있는데 강당에 운집한 신도님들의 마음이 모아지지 않고 마치 각자 누구 목소리가 더 큰지 내기라듯 하듯 소란스럽기까지 했습니다. 모두가 마음을 잡지를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손으로 내 귀를 막다가 문득 ‘주인공 이 자리에서 내 귀를 막는 방법밖에 없어? 왜 한마음이 되지 못하는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인공! 귀를 막는 것은 둘이 되는 거잖아. 한마음이 되게 해. 한마음이 되게 해서 화합재 잘 지낼 수 있게 해.’하면서도 한편으로 스님들께서 이 소란스러운 상황을 조용하게 잠재워 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졌습니다.
그 생각이 일어나자마자 내 안에서는 ‘주인공, 왜 스님께 의지를 해! 그 자리에 맡겨야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곧바로 ‘그래, 주인공 당신만이 한마음이 되게 해결을 잘 할 수 있어’하고 간절하게 한생각 굴려놓았습니다.
소음과 열기가 강당을 가득채워, 어서 빨리 삼배를 하고 그 곳을 빠져나가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소음이 정도를 넘는구나 싶을 때 혜명스님께서 대중들 앞에 서셨습니다. 화합재를 지내는 마음가짐을 차분한 음성으로 말씀해주셨고, 마지막으로 그래도 말을 하는 사람들은 자기 중생들과 한마음이 되지 못한 탓이라고 따끔하게 경책하셨습니다.
씩-웃음이 나왔습니다.
마침내 재는 시작되었고 상 앞에서 삼배를 하고 소지품을 챙기려 자리로 돌아오는데 왠지 재가 끝날 때까지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전에는 삼배가 끝난 후 밀리듯 밖으로 나와 공양을 하거나 도량 마당을 서성거렸습니다. 그럴때마다 마음으론 ‘아직도 재가진행중인데...’하는 불편한 마음이 되곤 하였기에 자리에 앉아 합장하고 자성본래불 정근에 들어갔습니다.
또 다시 뒤에서 말소리가 들려왔지만 씩-웃었던 생각이 떠오르며 마음이 요동치지는 않았습니다. ‘주인공 지금 이 자리에서는 오직 일념의 정근만이 네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하며 자성본래불만 일심으로 부르고 또 불렀습니다.
“자성본래불! 자성본래불.....” 정념 속으로 하염없이 몰입되어 갔습니다.
‘들리는 소리도 한마음 되게 해. 주인공!’
“자성본래불! 자성본래불!”
문득 강당 한 가운데로 용광로가 느껴졌습니다.
“자성본래불!”
용광로는 서서히 돌기 시작했습니다.
“자성본래불!”
내 안의 의식들이 하나되어 돌아가며 강당에 모인 전 대중들의 마음이 함께 돌아 가고 있었습니다.
“자성본래불!”
이 불사 사고나지 않고, 불사가 원만 성취되게 해.
“자성본래불!”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재를 마치는 목탁소리에 눈을 떠보니 혜도스님 안색이 핑크빛이었습니다. 혜명스님 눈빛은 빛이 났습니다. 혜운스님 모습은 에너지의 빛, 그 자체였습니다.
‘아- 주인공 이것이 화합재구나. 하나되는 것. 한마음이 되는 것.’
‘주인공! 정말 감사해. 역시 당신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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