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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재 - 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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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06 - 등록

갯내음 실려 올라간 변방
남녘 바닷가 하늘 위에서
어스럼 초생달빛이
삭풍 스산한 허공숲을 내려와
고요히 젖어드는 초저녁 산사!

머리위로 연등을 이고
정성껏 두손 모아
촛불을 받아 들었으니
어둠이 밝혀지고
마음자리 맑아 졌더이까?

무명에 가려진 심성터에
오색연등 달았으니
지혜의 등불 밝아지고
탐욕으로 눈 어둔 마음밭에
지극 간절 촛불 하나 심었으니
광명의 불 밝혀지더이까?

내 이제
옷깃속을 헤집는 삭풍이
여윈 육신을 할퀼지라도,
엄동에 시린발 구를지라도
마음의 불꽃 활활 피워 올려
가없는 자비의 길,
모습없는 진리의 길을
조촐히 불 밝혀 가오리다.

끝없이 끝없이 되놓는
무명속 발걸음이 멈추어지고,
시작도 끝도 없는 청정한 마음속에
영원히 꺼지지 않는
진공묘유 영롱한
불씨있슴이 알아지이다.

내 성품 본래 부처임을
깨닫게 하여지이다.
확연히,
확연히 깨달아지이다.
나무 자성 본래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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