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왕산 산행 후기 - 아들과 함께 떠난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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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왕산 산행 공지가 떳다. 앞뒤 없이 얼른 신청을 했다.
산행길은 아주 수월 할 것이라는 안내가 있어 동네 뒷산 가는 마음으로 가볍게 준비하고 출발 했다.
관룡사 입구에 들어서니 산 전체가 울리는 스님의 예불소리가 우리를 반겼다.
관룡사 법당에서는 행사가 진행 중이라 들어가지 못했지만 밖에서 참배는 잊지 않았다.
법당과 원주실 사이에 상사화가 아름답게 피어있었다.
상사화의 배웅을 받으며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 했다.
평소 등산을 즐기지 않은 아들도 이번 산행엔 함께 했다. 아들에게 오르막 호흡법도 가르쳐 가면서 용선대 까지 순조롭게 올랐다. 용선대는 산꼭대기에 약사여래불을 모셔 놓았고 경치도 아주 좋았다.
모두 더 머물고 싶었지만 총무님의 재촉으로 다시 산행이 시작 되었다.
화왕산의 절경인 억세 밭까지 가는 길도 그리 쉬운 길은 아니었다.
오르고 쉬기를 반복하고 간식도 나누면서 격려도 하고 공부 이야기도 하고 힘든 사람의 투덜거림도 달래가며 길은 계속 되었다.
산행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선두와 후미의 간격이 너무 벌어져서 중간 숲속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선두그룹에서 자리를 물색해서 자리를 잡고 앉으니 미소 머금은 일행들이 도착했다.
준비 잘 해 오신 여러분 덕분에 멋진 점심이 이루어지고 나누는 마음들이 참 고와보였다.
서로 배낭에 있는 과일을 얼른 먹어서 배낭 무게를 줄이려는 애교가 미소를 만들기도 했다.
조금 힘든 산행이 계속되고 여러 드라마 촬영장을 지나 화왕산의 아름다움 더 넓은 억세 평원이 펼쳐졌다. 그간의 힘듦은 사라지고 하늘과 땅의 경치에 흠뻑 젖었다.
총무님은 안내하시랴 산행 재촉 하시랴 식구들 일일이 카메라에 담아주시랴, 바쁘게 뛰어 다니셨다.
모두 예쁜 포즈 취하고 사진도 찍고 늦게 도착 하시는 분 기다리기도 하면서 추억 쌓기를 했다.
억세 능선을 따라 배 바위 쪽으로 향했다.
가파른 길 양쪽에 키보다 높은 억세가 아름다웠다.
만개 하지 않아 붉은 빛을 띤 억새의 색감이 아직 열정이 남아 있는 중년의 내 가슴 같았다.
깊은 가을에 하얀 꽃을 피우기위한 아름다운 진행의 설렘 같아서 참 좋았다.
배바위 정상에서 아름다운 경치를 담아 기념 촬영을 했다.
여기까지는 모두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잠시 후 벌어질 산행길을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채....
하산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산행이 초행인 사람과 십대어린이와 칠십 중반을 넘어서는 어른들께는 많이 힘든 길이 펼쳐졌다.
노래도 부르고 사진도 찍고 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두 손 두 발이 모자라서 엉덩이 까지 보태서 천천히 움직이며 하산했다.
걷는 일에만 충실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축지법을 쓰시는 스님께서는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라고 잠시 멈추게 했다. 잠시 고개 들어 주변을 돌아보니 정말 장관 이었다. 잘 키워진 분재들이 온산에 널려 있었다. 아를이 표현 한 것처럼 산맥이 실로폰처럼 펼쳐져 있었다.
아름다운 정원 소나무 사이로 지친 육신을 달래주는 산들 바람이 불었다.
잠시 휴식하며 고개 돌려 우리가 걸어 온 길은 보니 험하기 그지없는 돌산이었다.
또 멀리로는 산행 초입에서 보았던 용선대가 콩알만하게 보였다.
우리가 걸어온 산능선이라는 멀리서 응원 하는 듯 했다.
포기 하지 말고 끝까지 잘 가라고.
무릎관절 다 망가지겠다는 보살님의 걱정에 공감하면서 힘든 길을 자꾸 줄여 나갔다.
한참을 더 자연과 교감하며 후덜 거리는 육신을 달래가며 모두들 산행을 마쳤다.
주차장에 도착해서는 모두 무사히 산행을 마쳐 안도했으며 큰일을 성취 한 듯이 모두 즐거워했다. 참 감사한 산행이었다.
하산 중에 스님께서 여러 번 말씀 하신 것처럼 우리 인생살이도 오늘 같은 날이 많았을 것이라 하셨다. 예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수없는 발자취로 많은 생을 살아갈 것이다.
어떤 상황도 좌절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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