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음유치원 다도 수업 - 선생님들의 정성과 아이들의 고요한 마음이 만나는 차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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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5일, 9월 29일 한마음유치원 다도 수업이 있었습니다.
유치원 다도 수업에 손님으로 초대받아 차를 함께 마시며
아이들이 고사리손으로 차를 우리고 마시는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습니다.
매년 사진 촬영을 하기 위해 유치원 다도 수업을 참관할 때마다
저 아이들의 생애 첫 다도 체험은
저토록 아름답고 멋지구나 하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한마음선원 한마음선다회를 지도하시는 우순열 선생님과
한마음 선다회 회원이신 이인자, 김민경, 정지윤, 서미경 선생님들이
격식에 맞게 입으신 한복만으로도 다도 수업의 품격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차자리 중간에 깔린 뽀얀 광목천과 대행스님의 법어가 적힌 병풍,
예쁘지만 전혀 도드라지지 않고 차자리에 생기를 더하는 꽃들까지.
아무리 사소한 것일지라도 정성을 다하는 마음,
그 마음이 다도 수업을 기획하는 우순열 선생님의 마음이고 자세입니다.
선생님이 다도 수업이 있기 몇 주일 전부터 차 자리를 어떻게 꾸밀지,
어떤 소품을 쓸지 설레는 마음으로 구상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았습니다.
선생님은 7세들에게 선보일 연꽃차를 위해 연꽃차 우리는 연지를 사러
휴무일에 쉬지도 못하고 도자기 굽는 곳까지 찾아가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고
한마음선원 지원장 스님께서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최고의 백연꽃차를 준비해주셨습니다.
6세는 황차를 우려 마셨습니다. 황금빛으로 우러난 차를 입안에 머금으면 황차의 향기가 입안에 가득 고입니다.
5세는 녹차를 우려 마셨습니다. 자칫 물 온도가 높으면 쓴맛이 날 수 있는 녹차이기에 물 온도를 잘 맞추어 우립니다.
이렇게 아이들이 만나는 첫 차 맛은 향긋합니다.
아이들이 경험하는 첫 차자리는 기품이 넘칩니다.
“눈으로 차의 색을 보고
귀로는 찻물 따르는 소리를 듣고
코로는 차의 향을 느끼며
입으로는 차의 맛을 음미합니다.
또 손으로는 흙으로 만든 도자기의 부드러운 질감을 느껴보세요.”
오감이 총동원되는 다도 수업에서
아이들의 호기심은 눈, 귀, 코, 손으로 모두 충족됩니다.
자칫 산만해질 수도 있는 수업임에도
평소 명상으로 안정감을 경험한 아이들은 고요해 보입니다.
아이들이 고요하다니...
연신 재잘거리고 몸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들만 봐 오셨다면
‘아이들’과 ‘고요’ 이 두 단어는 어딘지 잘 연결되지 않는 말 같지만
분명 한마음유치원의 다도 수업에서 만난 아이들은 고요했습니다.
눈과 손은 부지런히 움직이면서도 마음은 딱 모아진 모습.
평소 아침 모임마다 마음모으기와 명상을 꾸준히 하는 아이들 다웠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등에서 다도 수업을 많이 해 보신 경험이 있는
우순열 선생님도 초등학생보다, 중학생보다 더 집중력이 좋다고
유치원 수업을 할 때마다 감탄을 했습니다.
“5세에게 30분 수업이 어렵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침착하게 잘 따라 해 주었습니다.
수업 전 잠시 마음모으기 시간에는 바른 자세로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이었습니다.”
“차에서 나무 냄새가 난다. 바다 냄새가 난다, 한약 냄새가 난다는 등 아이들답게 차 맛을 표현해 주었습니다.”
“차잎을 보고 만져보고, 냄새도 맡아보기도 하였는데
차를 우리고 난 뒤 차잎을 보고 멸치 같다거나 지렁이 같다, 혹은 김 같다 등으로 표현하기도 했어요.
아이들이 정말 집중을 잘해서 30분이 어느새 흘러가 있었습니다.”
“차를 기다리는 아이들의 모습의 너무나 예뻤습니다.”
유치원 어린이들의 모습에 마냥 감탄을 하며 수업에 임해주신 선생님들께는
소담한 꽃다발로 감사의 인사를 올렸습니다.
다도 수업을 준비해주신 한마음선다회 보살님들의 정성과 노력은
한마음유치원 용기꽃반, 웃음꽃반, 행복꽃반, 지혜꽃반, 감사꽃반, 나눔꽃반
어린이들의 고요한 마음 덕분에 더욱 빛이 났습니다.
쌀쌀해지는 초겨울, 차 한잔 어떠신가요?
그럴 수만 있다면 다도 수업을 받은 한마음유치원 어린이들이
우려낸 차 한잔 올리고 싶은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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