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원 "차 맛이 어때요?" - 한마음유치원 다도 수업
본문
아름다움을 보는 눈은 귀합니다.
아름다움을 알아보려면
아름다운 것을 본 경험이 있어야 합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일상에 흩어져 있는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하기 때문입니다.
유치원 다도 수업이 있던 날,
아이들은 차를 마시기에 앞서 아름다움을 만났습니다.
한마음선원 한마음다도회 우순열 선생님께서 차려놓은 상차림은 아름다웠습니다.
병풍을 두르고 그 앞에는 뽀얀 색의 광목을 둥글게 깔고
차를 우리는데 필요한 모든 것들을 예법에 맞게 차려두었습니다.
그 차림에는 다도 수업이 있기 며칠 전부터 꽃을 준비하고
길을 오가며 찻 자리에 어울릴만한 선이 멋진 나무 가지를 물색하고
그것을 병풍 옆에 멋진 다화(茶花)로 꽂아 둔 보살님의 정성과 마음이 다 들어있습니다.
지난해 한차례 다도 수업을 진행했던 선생님은
한마음유치원 아이들의 수업 태도에 칭찬을 넘어 감탄을 연발했었습니다.
부산시내 초, 중, 고등학생에게 다도 수업을 진행해 왔는데
중, 고등학생보다 더 차분하게 수업에 임해서 그저 놀라울 뿐이라고 말입니다.
그러니 올해 수업을 설레며 기다릴 수밖에 없지요.
우수한 학생을 만나는 즐거움이란 가르쳐 본 사람은 다 압니다.
겨자색 저고리에 먹색 치마 한복을 입은 선생님은
고요히 차수하고 앉아 아이들을 기다렸습니다.
아이들이 하나 둘 들어오고 수업이 시작되자
선생님의 입가에 미소가 떠나질 않습니다.
“아이구~ 잘하네요.” “그렇지~ 정말 잘합니다.”
감탄의 후렴이 절로 나오는 칭찬과 격려가 연발 터져나옵니다.
무언가를 배우면서 이런 칭찬과 격려를 무한으로 받는 것은
사랑이 넘치는 선생님을 만났을 때 아이들이 누리게 되는 혜택일 것입니다.
허리를 곧게 펴고 오른손과 왼손을 마주 잡는 차수를 하고
눈을 감고 고요히 앉아 봅니다.
차를 따르고
차 빛깔을 눈으로 감상하고
차향을 코로 음미하고
차 맛을 혀로 느끼며
아이들은 차 한 잔을 마시는 일의
아름다움과 고요함을 오감으로 경험합니다.
이제 감사꽃반, 나눔꽃반 아이들은
쌉싸름하면서도 달콤한 차 맛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법에 맞게 앉는 법, 차를 따르고 다식을 먹는 방법도 배웠습니다.
그러나 50분의 다도 수업으로
감사꽃반, 나눔꽃반 아이들이 알게 된 것은
그보다 훨씬 크고 깊습니다.
이제 아이들은
차를 마시는 일의 아름다움을 경험한 아이들입니다.
불과 몇 분 전 다도 수업에 걸어 들어 오기전의 아이들이 아닙니다.
아름다움을 볼 줄 아는 귀한 눈을 가지게 되었으니까요.
세상에 차고 넘치는 아름다움은 결국 그것을 발견하는 이의 것입니다.
세상을 채우고 있는 아름다움을
자신의 세계로 가져와 누리는 아이들,
그 아이들과 함께 차 한 잔 나눠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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